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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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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u 비주얼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한 초등학생의 창의적 3D 게임프로그래밍 학습|RISS 상세보기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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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들기가 생각보다 '힘들어서' 더 재미있었던 아이들: 코딩 교육의 의외의 발견

아이들은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러니 게임을 직접 '만드는' 것도 마냥 즐겁고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는 종종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칠 때 이 '재미'라는 요소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하지만 만약 아이들이 코딩 교육에서 얻는 가장 큰 가치가 그 과정의 '어려움'과 '좌절'을 극복하는 데 있다면 어떨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추측이 아닙니다. 2012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초등학교 6학년 27명을 대상으로, 무려 30차시에 걸쳐 'Kodu'라는 시각적 프로그래밍 언어로 3D 게임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긴 여정 속에서 아이들의 학습 경험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발견했습니다. 이 글은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코딩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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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미'의 진짜 의미는 '쉬움'이 아니라 '성취감'이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게임 제작 과정을 분명 '재미있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남긴 소감문(성찰글)은 '힘들다', '어렵다'는 표현으로 가득했습니다. 어떻게 힘들면서 동시에 재미있을 수 있었을까요?

분석 결과, 아이들이 느낀 진정한 '재미'는 아무런 막힘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오는 쾌락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머릿속 아이디어가 생각처럼 구현되지 않는 어려움에 맞서고, 수많은 오류를 수정하며 마침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해냈을 때 느끼는 짜릿한 '보람'과 '성취감'이었습니다. 쉽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에 재미있었던 것입니다.

한 학생은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kodu는 정말 힘들지만 만든 만큼 보람이 있었다.”

2. 복잡한 코딩 문법보다 '눈에 보이는' 프로그래밍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Kodu'는 C언어나 파이썬처럼 복잡한 텍스트를 입력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When(어떤 조건일 때)'과 'Do(무엇을 하라)'처럼 직관적인 아이콘을 조합하여 명령을 만드는 시각적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연구에 참여한 학생의 70%는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각적인 방식 덕분에 아이들은 조건, 순차, 반복과 같은 추상적인 프로그래밍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만든 명령이 3D 게임 세계 속 캐릭터의 행동으로 즉각 눈앞에 나타나는 경험은, 아이들이 논리적 사고의 원리를 몸으로 체득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매우 설득력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82%('매우 그렇다' 47%, '그렇다' 35%)가 Kodu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보통이다'라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95%의 학생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코딩 교육의 초기 단계에서는 복잡한 문법 암기보다, 자신의 생각이 즉각적인 결과물로 이어지는 직관적이고 시각적인 접근법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3. 아이들은 코딩이 아니라 '문제 해결'과 '스토리텔링'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이 교육 과정은 단순히 Kodu라는 도구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은 팀을 이루어 자신들이 만들 게임의 주제와 시나리오를 직접 정했습니다. 구체적인 규칙을 담은 '게임 설계서'를 작성하고, 게임의 논리적 흐름을 보여주는 '순서도'까지 그리는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즉, '게임 만들기'라는 하나의 큰 목표가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 전체로 이끌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어떤 게임을 만들까?), 해결책을 논리적으로 설계하며(규칙은 어떻게 정할까?), 자신만의 이야기를 창조하는(주인공과 스토리는?) 과정을 온전히 경험했습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 목표 자체가 코딩 문법 교육이 아니라, 게임 제작을 매개로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스토리텔링 역량을 기르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4. 가장 큰 장벽은 기술이 아닌 '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힘듦'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을까요? 명령어가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이나 기술적인 장벽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바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작동하는 게임으로 구현하는 과정 그 자체였습니다.

상상 속에서는 완벽했던 게임이 막상 만들려고 하니 온갖 문제에 부딪히는 현실. 이 상상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과정에서 오는 좌절과 고민은 학생들의 소감문에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내 생각대로 잘 풀렸는데 중간부터는 어려운 부분으로 들어가니까 점점 힘들어졌다. 아 게임 하나 만들기가 왜 이렇게 힘들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힘듦'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모든 창작자가 겪는 본질적인 성장통입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논리로 바꾸는 끈기와 문제 해결 능력을 길렀습니다. 이 '의미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이야말로, 이 교육이 아이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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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의미 있는 어려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30차시에 걸친 3D 게임 제작 경험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진정한 학습과 성장은 '쉽고 재미있는' 과정이 아니라, '의미 있는 어려움'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게임 만들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더 깊이 몰입했고, 힘들었기 때문에 더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혹시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무 '쉬운' 성공만을 가르치려 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며 때로는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바로 그 '의미 있는 어려움'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