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2020년 4월 5일 일요일

지금 저에게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위한 스마트폰이 1개 있어요

지금 저에게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위한 스마트폰이 1개 있어요.


4월 16일부터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하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 학교마다 Zoom, Webex 같은 실시간 회의 프로그램 사용 방법 연수를 받고 있다.
강사의 설명을 들을 때에는 다 이해한 줄 알았는데 막상 직접해보니 쉽지가 않다.
막 자동차 면허증을 땄는데 부산에서 서울까지 운전해서 출장을 가야하는 느낌이다.

새로운 수업 공간과 기술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우려와 걱정이 퍼져나간다.
초상권과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이슈도 끊이지 않는다.
전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함께 알려진 '지인능욕'방 도 교사와 학생의 초상권에 대한 불안감을 더해주었다.
온라인 학급방에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탑재했을 경우 선의라고 해도 혹시나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복제하고 전송한 사람의 책임이기 때문에 주저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웹캠은 마스크처럼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지금도 전국의 선생님들은 온라인 수업을 운영하기 위해서 다함께 힘을 모아 방법을 고민하고 공유하면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자기 스마트폰을 웹캠으로 활용하여 화상수업하는 방법도 '좋아요'를 엄청받으며 교사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다.

문득 1592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면서 시작된 임진왜란이 떠올랐다.
그 당시 일반 백성들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농기구를 들고 일본 군대와 맞서 싸웠다.
'그래, 국난 극복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취미가 맞구나.'

현충사에는 이순신 장군의 문적들을 모아 유고집으로 간행한 『이충무공전서』 가 소장되어 있다.
이순신 장군의 今臣戰船 尙有十二, '지금 신에게는 아직도 열두 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라는 글귀가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지금 저에게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위한 스마트폰이 1개 있어요. '


코로나 19 상황이 모두 끝난 뒤에, 혹시라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가 맡은 소임을 다한 선생님들께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